오사카 맛집들에 대한 주관적이고 솔직한 후기

호파 2017. 2. 28. 15:32

 

 

 

 일본여행을 준비하면서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다짐으로 여러개의 맛집을 검색해 보았으나 진짜 맛집을 찾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정보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블로그들의 글들로 도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믿을 만 했던게 구글의 리뷰였지만 그 리뷰라는 것도 뭐 식당을 알아야 찾아서 리뷰를 볼 수 있는데 내가 아는 정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블로그들에 올라오는 그런 식당들 뿐이었다. 

 

 하지만 남들이 다 가보는 데를 가보는 것도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니다. 일단 정말 맛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고 실제로 정말 맛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경험해본 결과, 진짜로 맛있는 곳은 별로 없고 대부분 거품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럼 지금부터 5일간의 오사카 여행 중 내가 가본 식당에 대한 정말 주관적이고 솔직한 후기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1. 모토무라 규카츠

 

 

점심시간이 지난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줄이 꽤 길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리고 나서야 식당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역시 대부분 한국인들이다.(...) 

 

 

처음 봤을 때는 양이 좀 적다고 생각했는데 고기에 기름이 많고 간이 짜서 어차피 많이 먹기는 힘들었다. 맛은 기다려서 먹을 정도는 절대로 아니다. 다른 규카츠 가게에 비해  더 나은 것이 없다. 내가 일본에 가기 전 날 한국에서 먹었던 규카츠와 비교해도 고기가 조금 더 크다는 것 말고는 한국에서 먹었던 규카츠가 더 맛있었다. 그러니 굳이 여기서 오랫동안 기다리지 말고 다른 규카츠 집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2. 혼미야케 스테이크 덮밥

 

 

 한큐 3번가의 식당가에 가보면 유난히 줄이 긴 식당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혼미야케'이다. 스테이크 덮밥이라길래 밥 위에 두툼한 스테이크가 올려져 나오는 줄 알았고 사진도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고기를 얇고 넓게 저민 것이었다. 맛은... 그냥 밥 위에 고기를 얹어 먹는 맛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소스는 짜지 않아서 좋았지만 그냥 심심한 데리야끼 소스 맛이다. 오히려 집에서 구운 소고기에 기름장 찎어서 밥에 얹어 먹는 것이 더 맛있을 것 같다. 굳이 기다려서 먹기에는 너무나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한큐 3번가에 있는 식당 중 맛있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 

 

 

 

3.  스키야 규동

 

 

 

 일본의 김밥천국이라 불리는 스키야이다.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일본 여행객들이 아침밥을 먹기에 좋은 곳이다. 가격도 착한편이라 부담스럽지 않다. 규동 세트를 할인하길래 시켜서 먹었는데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아마 누가 먹든지 평균이상은 할 것 같다. 다만 김밥천국 같은 곳이기 때문에 환상적인 맛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4. 도쿠마사 카레우동

 

 

 

 오사카성 근처에 있는 식당이다. 줄이 있긴 했지만 오래기다리지 않고 들어 갈 수 있었다. 카레를 이용한 요리가 주메뉴이다. 나는 카레우동+규동 세트를 시켜서 먹었다. 카레우동에 있는 덩어리 두개는 감자 고로케이다. 세트는 양이 좀 많으니 배가 작은 사람이라면 단품을 시켜먹는 것이 좋다. 카레우동의 첫 맛은 괜찮았지만 먹다보면  짠 맛이 다른 맛들을 모두 삼켜버린다. 규동 역시 짜기는 마찬가지이다. 먹으면서 물을 참 많이 마셨다. 짠 거싫어하는 사람들은 피하는 걸 추천한다.

 

 

 

5. 고베규 라멘

 

 

 

 

 계속되는 맛집에 대한 실망감으로 아무것도 찾아보지 않고 그냥 들어간 라맨잡아다. 돈키호테가 있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특이하게도 추성훈을 모델로한 간판이 걸려있었다. 나는 기본 라멘을 먹고 친구들은 각각 미소 라멘과 매운 라멘을 먹었는데 왠지 모르게 상당히 익숙한 맛이었다. 딱 곰탕, 된장국, 매운탕 맛이었다. 특히 계란이 기억에 남는 것은 계란이다. 흰색이라 삶은 계란 인 줄 알았지만 훈향이 났고 간이 되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나름 맛있었다고 생각했던 식당 중 하나였다.  

 

 

 

6. 이치란 라멘

 

 

 너무나 유명한 이치란 라멘이다. 자신의 입맛대로 넣을 재료의 양을 선택해서 주문하는 형식이라 맛있다 맛없다 하기가 애매하다. 국물의 진하기는 절대 '진하게'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는 당연히 국물이라면 재료를 우려내 만드는 줄 알고 '진하게'를 선택했지만 여기서는 무슨 스프를 타는 모양인지 국물이 엄청 짰다.  그리고 모두 똑같은 비법소스를 4배로 신청했는데 국물의 색깔이 제각각이었다. 한 친구는 무슨 10배 정도는 한 것 처럼 국물이 시뻘겠다. 그만큼 만드는 사람이 음식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줄서서 먹기에는 시간이 아까우니 그냥 다른 라멘집을 가는 걸 추천하지만 꼭 먹어야 겠다면 다리 건너편에 있는 분점을 가면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7. 풍월 오코노미야키&야끼소바

 

 

 도톤보리에 있는 오코노미야끼 식당 풍월이다. 간판에 한자로 '風月'이라 적혀있다. 오코노미야키를 처음 먹어 보았기 때문에 원래 이런 맛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입맛을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전과 비슷한 음식이라 그러던데 우리나라의 전이 훨씬 맛있다. 

 

 

야끼소바도 내 입맛은 아니었다. 볶음우동을 생각했지만 수분기가 없이 푸석푸석한 면은 내 생각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맛은 편의점에서 사먹은 야끼소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7. ??? 오므라이스

 

 

 교토에 갔을 때 먹은 오므라이스이다. 밥 시간이 되어서 그냥 아무데나 들어갔고 간판 사진을 안찍어둔 바람에 식당이름을 알 길이 없고 테라마치 시장에 있던 것만 기억난다. 블로그에 올라오는 그런 식당이 아니었기에 당연히 줄은 안서도 됬고 한국 손님은 잘 오지 않는지 한국어 메뉴도 없었다. 하지만 일본 여행 중 제일 맛있게 먹었던 음식 중 하나이다. 짜고 느끼한 일본음식에 질렸다면 오므라이스를 먹어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8. 초지로 스시

 

 

 교토에 있는 회전초밥집인 쵸지로이다. 5시 부터 영업을 시작하는데 영업 개시시간이 다가오면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줄을 서기 시작한다. 우리는 두번째 손님이었는데 첫 번째 손님은 서양인 노부부였다. 주문할 때마다 요리사와 몇 마디씩 주고 받는 걸 보니 이 식당을 자주 찾는 듯 했다. 

 

 

내가 스시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생선이 신선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힘들다. 다만 주방에 수족관이 있는 걸 보니 바로 잡은 물고기로 회를 뜨는 것 같았다. 가장 맛있었던 것은 장어초밥이다. 이게 과연 내가 아는 장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입안에서 살살녹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한국어 메뉴가 있다는 것이다. 스시를 자주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무슨 생선으로 만들었는지 알기 힘들겠지만 태블릿PC로 제공되는 메뉴판은 한국어로도 볼 수 있어 내가 무슨 생선을 먹고 있는지 찾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가장 저렴한 접시가 180엔인 만큼 가격대가 조금 있으니 배부르게 먹고 싶다면 인당 3천엔 정도를 지참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